바야흐로 ‘덕후의 시대’ 입니다. 덕후는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가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덕업일치
리디는 전자책, 웹툰, 웹소설, 애니메이션에 이어 게임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인 만큼 각 분야에 숨은 덕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 덕질로 시작해 어엿한 일잘러로 성장하여 ‘덕업일치’를 이룬 능력자들을 찾아봤어요.
책, 만화와 웹툰, 애니메이션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업무시간에도, 일이 끝난 후에도 늘 콘텐츠에 빠져있는 4명의 리더스를 소개합니다.
Q. 안녕하세요. 여러분, 자기소개와 함께 본인을 상징하는 물건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수연 : 만화웹툰그룹에서 웹툰 제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웹툰 제작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리디북스에서 웹툰 소싱을 비롯한 외부 CP(Contents Provider)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어요. 어렸을 적부터 만화책을 좋아했고요. 지금까지도 꾸준히 만화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는 웹툰 단행본 <멍멍냠냠>을 가져왔어요.
동현 : 라프텔 본부 서비스운영팀에 일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관리하고, 작품 디테일에 대한 고객의 불편 사항들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어렸을 적부터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재밌게 일하고 있어요. 무엇을 가지고 올까 고민하다가, 러브라이브의 도쿄돔 공연 티켓과 티켓 케이스를 가져왔어요.
지연 : 만화웹툰그룹에서 웹툰 MD를 맡고 있습니다. 웹툰 MD는 리디북스에서 보이는 모든 웹툰 콘텐츠를 관리합니다.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기획하거나 웹툰화 하면 좋을 웹소설을 찾기도 해요. 웹툰 소싱을 담당하는 수연님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죠. 첫 직장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이후 리디에서 순정만화/로맨스 장르의 일반만화 MD로 일을 시작해 웹툰 MD로 담당 영역을 바꾸어 일하고 있어요. 평소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오늘은 반짝이는 세일러문 화장품 굿즈를 가져왔어요.
영웅 : 현재 일반도서/셀렉트팀에서 콘텐츠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출판사나 이벤트 관련해 제휴를 담당하기도 하고 고객에게 도서를 소개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총 업무 경력은 8년으로 모두 전자책 관련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리디페이퍼예요. (진심)
덕업일치
덕후가 덕질을 하는 방법
Q. 여러분은 어떻게 덕후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셨나요?
영웅 : 영어 영문학과를 전공하면서 문학에 대해 배웠어요. 아서 밀러, 에즈라 파운드, 셰익스피어의 책을 읽으며 영문학의 세계에 빠졌어요. 이후 후배들과 함께 독서 토론 모임을 8년간 운영하기도 했어요. 업무 외에도 한 달에 4~5권의 책을 읽고 있는 편이에요.
동현 : 초등학교 때 집 근처 대형서점을 자주 가면서 ‘명탐정 코난’을 발견했어요. 그렇게 코난 만화책으로 덕질에 입문했구요. 대형서점에서 만화책을 모으다가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고, 오프라인 활동을 하며 커뮤니티 매니저를 하기도 했어요. 서점에 가는 것 자체를 좋아해서 일반도서나 만화책 등 콘텐츠 전반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애니메이션을 가장 좋아해요.
수연 : 저 역시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의 만화 책방에서 코난을 보며 만화책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지금은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쪽에 두루두루 관심 있고 좋아해요.
지연 : 저는 세일러문에 빠지면서 덕질을 시작했어요. 한번 보고 끝내면 아쉬우니까 다른 덕후들처럼 비디오를 녹화하기도 했고요. 화장품처럼 2차 굿즈를 구매하기도 했어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에 빠졌다가 요즘엔 웹툰으로 관심사가 확장했어요.
Q. 주변 덕후를 보면 사람마다 덕질을 하는 남다른 방법이 있더라고요. 본격적인 덕질 라이프가 궁금해요.
영웅 : 3년 전에 ‘책 오래 읽기 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독서의 날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했던 행사인데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졸지 않고 가장 오래 남아 있는 1등에게 문화상품권을 주는 이벤트였어요. 놀랍게도 마지막까지 수십 명이 남아 공동 1등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 덕후가 정말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밌는 경험이죠.
집에 서재로 꾸며둔 방이 있어요. 그곳에서 술 먹고 책을 읽는 것도 취미 중 하나예요. 술을 마시면 감정적인 몰입이 잘 되어 에세이나 소설에 푹 빠질 수 있어 좋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술을 마시고 책을 보는 것이 요즘 가장 좋아하는 일과예요.
동현 : 코난을 덕질하면서 커뮤니티에서 밤새워 놀았어요. 같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채팅을 하고, 밤낮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게시물을 관리하는 커뮤니티 매니저까지 하게 됐고요. 일 년에 두 번씩 서울 코믹월드에 참석해서 코스프레나 특정 작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캐릭터에 대해 진중한 토론을 하기도 하며 애정을 쌓아가기도 했어요.
‘러브 라이브’를 알게 되면서 정말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대학교 때 좋아하는 캐릭터로 디자인한 축제 의상을 지인분들과 함께 만들고, 주문 제작하는 공동구매를 주도했어요. ‘러브 라이브’는 실제 성우가 노래를 부르고 퍼포먼스를 하는 작품인데, 이를 보러 일본에 직접 가기도 했어요. 하나의 작품을 통해 교감하고 소통하는 경험이 정말 즐거웠어요.
(우)동현님 사무실 데스크 – 애니메이션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에 소개된 슬라임 쿠션과 함께
지연 : 저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골고루 좋아했는데요. 좋아하는 만화를 테마로 한 카페가 있으면 찾아가거나,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책으로 낸 문고판이 있으면 어떻게든 구해서 읽어요. 그래서 덕질에 도움이 되는 수준의 일본어는 가능해요.
수연 : 어렸을 적에는 동네 만화방 VIP였어요. 당시 그 만화방에서만 본 책이 2,000권이 넘었고요. 저에겐 그곳이 신세계였어요. 꾸준히 자주 가니깐 사장님이랑 친해졌어요. 신간이 나오면 보통 오후 4시에 책장에 꽂히는데 저는 제일 먼저 신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곤 했어요. 제가 먼저 고르고 나서야 책장에 꽂히는 거죠.
굿즈보다 만화책을 좋아해서 좋아하는 작품의 설정집 등을 사기 위해 일본 옥션을 뒤져 찾아내기도 했어요.
(우) 웹툰 제휴를 맡고 있는 수연님의 책장
덕후에서 프로 직장인으로
Q. 덕질을 일로 전환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지연 :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만화 관련 일을 하는 게 너무 당연했어요. 하루 9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하니 기왕이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특히 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그림 그리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죠.
영웅 : 설레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었어요. 당시 대학교 친구들을 보니 전공과 상관없는 자동차 회사, 모자 회사의 경영지원 본부를 가더라고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다만 종이책으로 가면 이미 전문가가 많다고 생각해서 전자책 회사를 알아봤어요. 마침 카카오톡, 배달의 민족 등 스타트업이 태동하던 때라서 로켓에 올라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올 때였어요.
그 당시 전자책 분야에서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리디에 오고 싶어 기회를 보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리디 대표님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여러 기회를 만들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네요.
수연 : 두 분과 다르게 저는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게 될지 전혀 몰랐어요. 경영학과를 전공했기 때문에 선배나 동기는 대부분 은행이나 공기업에 취업했으니까요. 우연히 웹툰 제작사를 알게 되어서 지원하게 됐고, 그 커리어를 계기로 여기까지 왔어요.
동현 : 저 역시 물류학과를 졸업해서 전공을 살려 공항, 항구 쪽 취업을 알아봤어요. 그런데 당시 조선사가 망하던 상황이었거든요. 취업하려고 자격증을 여러 개 따고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전공을 고려하지 않고 취업할 수 있되, 덕질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서울에서 일하고 싶었고요. 그렇게 스타트업을 알게 되었는데, 제가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그렇게 라프텔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Q. 재능과 관심사를 엮어 경제활동을 하니까, 주변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겠어요. 주변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수연 : 어렸을 적부터 저를 알았던 친구들은, 좋아하던 일을 실제로 하는 것을 보고 성덕이라고 이야기해요.
지연 : 새로 나온 콘텐츠를 제일 먼저 볼 수 있다는 걸 제일 부러워하더라고요.
영웅 : 입사 후 한동안은 친구들에게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녔어요. 다들 정말 신기해하더라고요. 주변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이 없잖아요? 근데 저는 정말 좋았어요. 구두 좋아하는 사람이 백화점에서 일하면 신상을 다 신어보고 구경할 수 있잖아요. 저는 여기서 일하면서 모든 신작과 좋아하는 책을 매일 만날 수 있으니까 즐거웠어요.
동현 : 주변 친구들은 출근하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월요병이라며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저는 집에서도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쉬니까 오히려 집에서 쉴 때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덕업일치, 일잘러가 되는 길
Q. 일상생활과 업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덕질에서 업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게 되나요? 덕업일치
동현 : 라프텔 메인 화면 배너의 광고 카피를 쓰는 업무도 하고 있는데요. 쉬는 날에도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인상 깊은 문장을 기록해두기도 해요. 항상 덕질하며 시간을 보내니 업무와 바로 연결되는 거죠.
영웅 : 재밌는 걸 보면 항상 일과 관련해 생각하는 일이 많아요.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 보다가 원작이 있는 작품을 발견하면, ‘이거 이벤트 해야겠다’ 생각하게 되죠.
지연 : 맞아요. 잘되는 콘텐츠 보면 이벤트, 프로모션, 제휴 제안 등을 생각하게 돼요.
수연 : 회사에서 점심을 먹을 때도 요즘 잘 되는 만화나 웹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팀원들이 다들 웹툰을 좋아해서 척하면 척이에요.
Q. 아무리 노력해도 즐기는 자를 따라갈 순 없다고 하던데, 덕후이기 때문에 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덕질을 했던 경험 중 어떤 부분이 업무에 도움이 되었나요? 덕업일치
수연 : 웹툰을 많이 보면 일할 때 필요한 지식이 자연스럽게 쌓여요. 히스토리를 알고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발언이나 밈(meme)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죠. 또 서브컬쳐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니 알게 모르게 업무에 도움이 돼요.
지연 : 매달 일본 만화 잡지를 사서 봐요. 새로운 도서를 알거나 트렌드를 알기 좋아 일에도 연관이 되죠.
영웅 : 트레바리, 아그레아블, 크리에이터 클럽 등 외부 독서 모임에 다수 참여해요. 일하다 보면 업무에 관련 있는 책만 보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제 취향이 아니라 놓쳤던 책들도 있고요. 그럴 때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왜 감명을 받았는지 알아두면 대중의 관심사를 알고 이벤트를 기획하기 좋죠. 실제로 출판사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도 도움이 돼요. 좋은 도서를 많이 알게 되면서 취향이 넓어지고 식견이 쌓이는 것은 기본이고요.
동현 : 평소에도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고, 제가 직접 커뮤니티나 SNS 활동을 하니 고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저 또한 라프텔의 고객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검수 과정에서 소리와 영상이 잘 맞는지, 자막의 높낮이가 알맞은지, 번역이 잘 된 건지, 오역되기 쉬운 이름 표기 등 사소한 부분까지 더 디테일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Q.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덕후가 많을 것 같아요. 관련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게 좋을까요?
동현 : 다양한 시각을 가지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라프텔 면접 때 선호하는 장르에 대해 질문을 받았는데요. 특정 장르만 선호하기 보다는‘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와 같이 있는 인기 있는 BL뿐 아니라, GL 등도 가리지 않고 봐야 업계에서 일할 때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덕업일치
수연 : 다양한 장르를 봐야 한다는 건 웹툰에도 적용이 되는 너무 좋은 이야기예요. 보통 덕후들은 좋아하는 장르가 한정된 경우가 많더라고요. 업계에서 일하려면 편식하지 않고 모든 장르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웹툰은 웹소설, 드라마, 영화 등과도 연계가 많이 되기 때문에 다른 콘텐츠 역시 많이 즐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또 콘텐츠 덕력만큼이나 사회성도 필요해요. 결국 사람과 하는 일이니까요. 덕후의 주된 활동 반경인 트위터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는 걸 추천해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많이 대면하는 경험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연 : 수연님 말씀처럼 다양한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많이 쌓는 경험을 하는 게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덕후인데 사회성이 좋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랍니다. 일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
영웅 : 카테고리에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일반도서 쪽도 동일해요. 콘텐츠를 받아들이는데 유연함이 있어야 해요. 카테고리를 한정하다 보면 프로로써 업무 영역을 확장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인문학, 문학, 경제경영 등 모든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또, 일반도서는 사회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식이 이슈면 관련 도서를 빠르게 발굴하고 알려야 하는 것처럼요. 세상에 대한 관심, 호기심을 꾸준히 갖고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계속 성장 중인 리디의 일잘러 덕후 4인을 만나봤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마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또 ‘덕업일치’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어요.
덕후에서 프로직장인으로 성장한 리더스를 계속해서 응원합니다. 덕업일치
덕업일치 덕업일치
고객과 발맞춰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선보이는
리디와 함께할 당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