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희생자,
잔악한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범,
어둠 속에서 단서를 따라가는 수사관 ···
스산하고 어두운 장면들이 떠오르시나요?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미스터리 장르의 관습입니다.
여름철이면 미스터리물의 인기가 높아집니다. 영화·드라마나 TV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웹툰·만화와 소설 분야에서도 미스터리물이 쏟아져 나오거나 역주행을 기록하는데요.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통해 서늘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복잡한 플롯과 흥미로운 반전으로 몰입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미스터리는 더위를 잊은 채 푹 빠져들기 좋은 장르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부터 8월까지1 리디 독자들은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찾았습니다. 전체 도서 베스트셀러 상위 20위권에 미스터리 소설 4종이 새로 진입했으며 특히 여름을 겨냥해 출간된 신작들이 활약했습니다. 추리·미스터리·스릴러 소설 베스트 10위 중 신작의 비중은 약 50%를 차지했어요.
1 2024-07-01 ~ 2024-08-11
사회적 불안감을 다루는
미스터리 장르
미스터리 장르는 잔혹 범죄, 권력 남용, 부정부패와 같이 암울한 단어들과 밀접합니다.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파헤치는 것이 미스터리의 주된 서사기 때문입니다.
문학평론가 박인성은 저서를 통해 “미스터리는 유해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범죄를 단지 개인의 일탈이 아닌 사회적 증상으로 주목하고, 독자를 그 해결 과정에 참여케 함으로써 공동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장르라고 보았어요.2
올여름 리디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 미스터리 소설도 이 같은 성격을 보입니다. 2021년 출간된 정해연의 소설 「홍학의 자리」는 최근 한 달간 일일 평균 판매량이 4배 이상 뛰었는데요. 이 작품은 한 고등학생의 죽음을 긴장감 있게 추리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를 통렬하게 꼬집고, 개인의 아픔이 사회적으로 처리되는 방식에 대해 중요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어린 학생 주변으론 덜 된 어른들 뿐이었다는 지점이 참 씁쓸합니다”, “나는 다현이(살인 피해자)를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다현이를 읽고만 있었다”와 같은 감상평으로 깊은 여운을 드러냈습니다.
2 박인성, 『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나비클럽(2024)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는
요즘 미스터리
미스터리는 로맨스, 스릴러, 판타지, 공포 등 다양한 하위 장르와 결합해 더 풍부하고 대중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끔찍한 범죄 사건을 다루는 동시에 역경을 헤쳐나가는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를 그렸고, 영화 <파묘>는 보통의 미스터리와 달리 초자연적인 현상을 파헤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죠.
올여름 출간된 리디 오리지널 작품 중에서는 공포 장르를 결합한 미스터리 소설이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전건우의 「야간 산행 괴담」과 「더 컬트」는 오싹하고 기괴한 초자연적 사건의 전말을 서서히 드러내는 작품으로 여름 내내 한국소설 베스트 상위권에 올라와 있습니다. 독자들은 “더운 날씨에 최고의 선택”, “잘 만든 영화 한 편을 읽은 느낌”이라는 감상평으로 호응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미스터리 장르는 범죄와 추리의 서사로 사회적 불안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다양한 하위 장르와 시너지를 일으키며 폭넓은 관객 및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소설가 정해연은 “미스터리는 인간을 가장 깊게 다루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장르”라고 말했는데요.3 장르적 쾌감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스스로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미스터리 장르가 들려줄 수많은 이야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3 「“3년前 소설 역주행, ‘좀비 홍학’이라 부르더라고요”」, 동아일보, 2024-08-13
고객과 발맞춰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선보이는
리디와 함께할 당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