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은 독자의 참여도가 높은 문학입니다. 독자와 작가의 활발한 상호작용 덕에 다양한 소재를 흡수하며 변화를 거듭하는데요. 이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장르가 ‘로판(로맨스 판타지)’입니다. 판타지와 로맨스가 결합된 이 장르는 2015년 전후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했어요. 로맨스가 다루는 ‘사랑’과 판타지가 그리는 ‘모험’이 로판의 주요 키워드입니다. 주로 여성 주인공이 주체적인 모험과 사랑을 이루어가는 이야기인데요. 로판
최근 로판에 새로운 인기 소재가 꿈틀대고 있습니다. 바로 게임입니다. 로판에 ‘게임’이라는 설정을 추가한 ‘겜로판’은 독특하고 신선한 세계관으로 웹소설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게임이라는 소재가 로판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까요? 겜로판의 등장은 무엇을 시사할까요? 최근 인기작 ‘테라리움 어드벤처‘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로판
아이템, 퀘스트, 그리고 성장 로판
게임에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습니다. 레벨업을 하든, 보스를 물리치든, 성취를 통해 보상과 영예를 얻는 것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죠. 이는 게임 설정 웹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대체로 게임 판타지 웹소설에서 주인공은 최고의 능력치에 도달하기 위한 모험을 펼칩니다.
겜로판 역시 주인공이 모험을 통해 성장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입니다. 성공적인 모험을 위해 주인공은 무기와 장신구 등 아이템을 비축하고, 퀘스트를 하나둘 돌파하며 능력치를 쌓게 되죠. 퀘스트 난이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주인공이 끝내 화려한 성공과 보상을 성취해내며 이야기는 결말에 다다릅니다.
그러나 겜로판에 차별점이 있다면, 바로 관계와 성장을 다루는 방식일 것입니다. 이는 겜로판의 전신인 ‘로판’의 장르적 경향에 기인한 것으로, 주인공의 성공 서사에 우정과 사랑의 가치를 녹여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겜로판 웹소설 ‘테라리움 어드벤처’에서 주인공은 ‘재력’이라는 최고의 능력치를 지녔음에도 퀘스트를 깨는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힙니다. 혼자만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현실에 직면하죠.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는 성취의 쾌감을 넘어 교훈과 감동을 선사합니다. 혼자서 승승장구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동료와의 따뜻한 관계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가치를 일깨우죠. 즉, 기존 게임 웹소설이 개인의 화려한 성공을 주로 조명했다면, ‘테라리움 어드벤처’는 관계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겜로판에 내재한 차별성을 보여줍니다.
게임 업계 출신 작가의
섬세한 세계관
앞서 살펴본 겜로판 ‘테라리움 어드벤처’는 일반적인 게임물과 다른 독특하고 섬세한 세계관으로 독자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사실 이 작품을 집필한 수하수하 작가는 모바일 게임 업계 출신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운영 및 테스트했던 직무 경험을 작품 곳곳에 녹여내, 소설을 읽는데도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냈어요.
최근 웹툰·웹소설 업계에선 비슷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1년 드라마로 제작된 웹툰 ‘내과 박원장’의 장봉수 작가는 의사 출신이었죠. 검사 출신 작가가 집필한 법정물 역시 유사한 경우입니다. 다양한 직업군이 지식과 경험을 자양분 삼아 웹소설 쓰기에 도전하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웹소설의 주제와 캐릭터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으며, 실감나는 세계관 설정으로 독자의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겜로판’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대두는 이같은 웹소설의 포용력에 기인합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도,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꾸준하게 엮어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면 이야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거든요. 누구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무대이기에, 웹소설은 역동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겜로판 IP의
새로운 가능성
겜로판 웹툰·웹소설의 흥행은 게임물의 외연을 넓힌 사건입니다. 이를 스토리 IP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게임 업계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테라리움 어드벤처’ 독자들은 후기를 통해 게임 출시에 대한 기대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최근 콘텐츠 업계 흐름에 따르면, 게임사가 웹툰·웹소설 IP를 게임화하는가 하면, 반대로 게임 IP를 웹툰·웹소설, 영화, 드라마로까지 확장하는 시도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이로 말미암아 겜로판은 단순한 이야기 장르를 넘어 산업적 시너지를 품은 씨앗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겜로판의 탄생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는 창작자와 이에 호응하는 독자, 그리고 둘을 촘촘하게 이어주는 콘텐츠 플랫폼이 끊임없이 변화를 만들어갈 테니까요. 리디는 이야기 생태계의 흐름을 포착하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 다양한 취향에 부응할 수 있도록 안테나를 바짝 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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